안녕하세요 올해 8월 아이들나라 Backend팀에 합류하게 된 중고 신입 개발자 김효진입니다. 타 직무에서 개발자로 직무를 전환하며 느낀 개발이 즐거운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인사드립니다!
들어가기 전에
앞선 소개에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실 것 같아 간단한 Q&A를 준비했습니다.
왜 중고 신입이죠? 다른 회사에서 이직을 하신 건가요?!
LG유플러스에 19년도에 입사하였고, 올해로 4년 차 사원이지만 아이들나라 Backend팀에서 처음으로 직접 개발하는 개발자라는 직무를 맡에 되어 ‘중고 신입 개발자’ 라고 표현했습니다.
뭐야 그럼 비전공자이셨나요?!
‘컴퓨터 과학, 컴퓨터 공학’ 전공자라는 엄격한 잣대로 보면 비전공자입니다. 다만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여 하드웨어적인 컴퓨터 구조에 익숙하고,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언어, 알고리즘, 이산수학, 네트워크 등 이학적, 공학적 지식이 베이스로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프로그래밍 동아리 활동도 했었기에 개발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비전공자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럼 직무 이전 전에는 개발자와 무관한 직무였나요?!
서비스의 개발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는 개발 PM으로, 아예 개발과 무관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직접 개발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개발자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즐거움은 자존감과 비례한다.
삶의 가치는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저는 직업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루의 1/3 이상을 소요하는 직업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는 진부한 표현에도 공감하는 편입니다. 저 같은 경우 직업적인 면에서 내가 잘 하고 있고 올바르게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삶에 활력이 생기고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경험이 모여 즐거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자존감은 세부적으로 자기 효능감, 자기 조절감, 자기 안전감이라는 3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저에겐 개발자라는 직업이 이 세 가지를 잘 채워주었습니다.
자존감의 요소
자기효능감
자기 효능감이란 기본적으로 내가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의 경우엔, 내가 하는 일이 조직에 도움이 될 때,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자기 효능감을 느낍니다.
개발자는 매일매일 자신이 작성한 코드를 ‘커밋(commit)’ 하는 과정을 통해 서비스에 ‘기여(contribution)’ 합니다. 커밋한 이력을 통해 내가 하루 동안 얼만큼의 기능을 개발하고 이슈를 처리해 동료들의 업무를 돕고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했는지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소한 커밋 로그
아이들나라 Backend팀에 합류한 뒤에는 디즈니 러닝+ 내에 있는 부모 리포트 관련 개발을 맡았는데요. 기획을 분석하고, 기능을 개발하고, 이슈를 처리하여 커밋 하는 과정에서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나라에서 사용하는 협업툴 JIRA에서 관리하는 티켓 (이슈 / task 해결)
더불어, 제가 직접 개발한 코드가 실제 제품이 되어 고객에게 전달되는 경험과, 아이들이 서비스로 인해 좋은 학습 습관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통해 제가 하는 일이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1월 런칭된 디즈니러닝+ 부모리포트 서비스
자기 조절감
자기 조절감이란 나의 상황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의 경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등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때, 내가 원할 때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을 때, 내가 원할 때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을 때 자기 조절감을 느낍니다.
개발자는 서비스를 개발한 주체가 되기 때문에,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직접 오류를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나라 내 디즈니 러닝+ 서비스는 촘촘한 모니터링을 통해 고객보다 먼저 오류를 발견하고 해소하는 데에 목표를 두는데요. 학습 리포트 생성에 이슈가 생겨 모니터링에 경고가 발생했을 경우 다른 누군가에게 해결을 요청하고 기다리는 과정 없이 직접 문제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독 모니터링 트리거 이력
또, 관심이 가는 스킬이 있다면 실무와 연관 지어 공부해 볼 수 있습니다.
디즈니러닝+ 내 학습 리포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습 이력을 쌓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api 성격이 아닌 메시지 성격으로 고객의 학습이력을 적재하기 위해 카프카를 사용했습니다. 평소에도 관심 있던 스킬이라, 컨슈머, 프로듀서, 파티션, 랙 등의 개념에 대해 실무에 적용 예시를 체감하며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디즈니러닝+ 학습이력 적재 서버 구성도
개발자는 경험이 실력이 된다고 합니다. 물론 노력도 필요하지만, 실무를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스킬과 코드에 노출되면 관성적으로 실력이 어느 정도는 오른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을 기반으로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직업이기에 높은 자기조절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 안전감
자기 안전감은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것과 연관됩니다. 저는 직업적 자기 안전감이 조직 문화와 큰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장기적인 고용 보장이 되어야 직업적 안전감을 느낄 수 있고, 누군가는 직장 내 복지를 통해 안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처럼 말입니다.
저의 경우엔 저의 개성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조직, 나의 발전이 계속될 수 있는 조직에서 안전감을 느낍니다.
IT 기업의 특성이 복장에서 자유롭다는 것인데, 아이들나라 또한 그렇습니다. 무엇을 입어야 할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지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출근할 수 있습니다.
복장 뿐 아니라 의견에서도 개성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도 다양한 시각 차가 있을 수 있을텐데, 아이들나라의 수평적 의사소통 아래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하고 수렴하며 최적의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공개적인 회고와 자유로운 피드백
아이들나라 CTO는 시니어와 주니어 개발자의 비율을 5:5, 4:6 정도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에 시니어 개발자와 주니어 개발자가 페어로 일을 진행할 수 있고, 시니어 개발자분들과 업무를 진행하면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배움에 대한 열망이 높은 주니어분들도 많아 함께 고민하고 스터디하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발 문화가 자기 안전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자유로운 스터디 제안 슬랙
즐거움은 적성과 비례한다.
어릴때 부터 적성과 흥미가 맞는 직업을 찾으라는 주입식 교육에 힘입어 학창 시절엔 적성과 흥미를 찾는 것에 급급했는데, 이제서야 적성과 흥미의 정의부터 다시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적성’에 맞는 직업이란, 내 강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이라 결론짓게 되었습니다.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택하면 성취, 성공에 대한 긍정 경험을 자주 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흥미’와 즐거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 여깁니다.
얼마 전에 회사에서 강점 진단을 받았는데, 결과가 재미있어 제가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와 연결 지어 글을 이어보겠습니다.
갤럽 강점진단 결과
강점 진단으로 나온 저의 상위 5가지 강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개별화 :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구성원의 개성을 살려 협력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능력
2.
책임 : 하겠다고 약속한 것들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느끼는 능력
3.
배움 : 배움에 대한 갈망으로 끊임없이 발전하려 하는 특성
4.
집중 :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진로에서 벗어나지 않고 주력하는 능력
5.
긍정 : 긍정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열의를 갖게 하는 능력
이중 개별화와 배움은 자존감에서 이야기한 자기 안전감과도 크게 연관이 되는 부분이라 더 짚어보겠습니다.
개별화
개별화란 개성을 존중하여 협업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개발자는 컴퓨터랑 둘이 일하는 직업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실제로 업무를 진행해 보면 다른 사람들과 협업할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기획자와 기획에 대한 논의를 하고, 프론트 개발자와 연동에 대한 약속을 하고, QA와 기능 동작에 대한 수준을 맞춥니다. 페어로 다른 개발자와 작업할 때도 많습니다.
같은 작업을 하더라도 서로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있어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데,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고 맞춰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개별화라는 강점 덕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더 잘 들을 수 있고, 이것이 개발자로서의 강점이 되어 더욱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협업 슬랙
배움
배움이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발전하려는 특성이라고 합니다. 옛날에 친구와 “삶은 생각보다 너무 길고 그 삶에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딱히 할 일이 없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 있습니다.
(그 친구도 엔지니어입니다. )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어렸을 때부터 하던 게 공부이기에 그 습관이 성인이 되어서도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IT의 특성이 변화에 민감하고,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해서 생기는 것이기에 배움이라는 강점을 가진 사람이 임하기 좋은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공부 노션 (공부 내용 요약 페이지)
개발자가 적성에 맞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 있습니다. 개발을 다시 시작할 땐 확실하게 대답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별개로 적어도 ‘적성에 맞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성에 맞기에, 즐겁다고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글에 공감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주관적 견해가 많이 들어간 탓에 공감하지 못한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개발자라는 직업이 저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있고, 저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해주기에 즐겁다!”라고 요약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